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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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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

 

제 35화

 

난 당신하고 말을 해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당신 목소리를 알겠어요?

 

다만 어제 아버지와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서야

모용복을 패배시킨 그 대영웅이

내 오라버니라는 걸 알았어요

 

너무 좋아요

 

제 형부도 대영웅이고

친 오라버니도 역시 대영웅이에요

 

정말 대단해요

 

대영웅이라니?

헛소리 하지 마

영 누이를 해치지 마

그녀도 역시 누이 동생이야

 

이상하군요

그날 산에 있을 때

필사적으로 그 왕낭자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걸 분명히 들었어요

어떻게 눈깜짝 할 사이에

또 이 어린 누이를
맘에 들어할 수 있어요?

 

오라버니. 부끄럽지도 않아요?

 

터무니없는 소리

대체 이 영 누이가

내 올케인가요?

 

아무튼 영 누이를 해쳐선 안 돼

어린 나이에 뭐가 배울게 없다고

무슨 성숙노괴를 사부로 모셔서는

우리 대리의 얼굴에 먹칠을 했어

네가 만약 나쁜 마음이 일었다면

내 이형이 눈을 치료해 주지 않을 거야

 

오라버니라고 티를 내다니

 

처음으로 같이 말을 하는건데
친절하게 대하지도 않는군요

 

내가 어렸을 때

언제나 여기서 의모와 함께
밀가루를 빻았지

대형. 이형

 

삼제. 상처는 어때?

 

많이 좋아졌어요

맞아. 제 아버지를 못 보셨어요?

 

- 나중에
- 못 뵜어

다시는 못 뵈었어

 

혼란속에 군웅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뿔뿔이 흩어져서

백부님께 인사를 드리지 못했네

 

미안하네

별말씀을 다하세요

 

우리 집안의 원수인 단연경이

아버지를 곤란하게 할 까봐 걱정되요

 

삼제. 이 일은 걱정하지 말게

내가 백부님을 찾아서

 

인사를 드리겠네

형부. 말끝마다
백부님, 백부님 그러시는데

어째서 장인어른이라고
부르지 않는거에요?

 

아자

 

난 네 언니를 잃었어

다시는 상처에다가
소금을 뿌리지 말아라

 

내 상처를 들추지 말란 말이다

 

소대협. 소대협이
찾으러 가실 필요 없어요

속하가 주인의 명령을 내렸습니다

영취궁의 모든 부는 사방을 순찰하여

만약 단연경을 만나면

신호로 불꽃을 쏘아올리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더 이상 좋을 수 없소

영취궁에는 수천명이 있으니

우리 몇 사람이 찾아
헤매는 것보다는 나을 거야

 

가보세요

예!

 

단대형. 상처가 많이 아파요?

 

안 아파

 

종낭자. 우리 오라버니만
좋아할 줄 알지

오라버니의 근심거리는
모르는 모양이군요

 

낭자의 그 상사병은 앞날이 아득해요

 

난 당신하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왜 참견하고 그래요?

 

영 누이. 아자의 헛소리를 듣지 마

 

좋아요. 끼어들지 않을게요

 

나랑 무슨 상관이 있어요?

 

난 그저 당신보다 열 배는 더 아름다고

열 배는 온화하고,
열 배는 자상한 낭자가

끼어든다면 오라버니의 마음은

더 이상 당신에게 있게 되지 않을 까
두려운 것뿐이에요

 

영 누이. 종영 낭자

아자의 헛소리를 듣지 마

 

아자가 헛소리를 해도 믿지 않아요

 

헛소리? 좋아. 오라버니

그럼 왕낭자를 조금 더 좋아해요,

아니면 종낭자를 조금 더 좋아해요?

난...

난 내일 왕낭자하고
만나기로 약속했어요

오라버니가 한 말을 직접 전해줄거에요

 

왕낭자와 약속했다구?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상의 할 건데?

 

그건요...

 

단공자. 단공자의 누이가
농담하는 거에요

진짜인 줄 아셨어요?

 

죽검 누이. 농담하는 건 줄 어떻게 알아요?

 

만약 말을 꺼낸다면

단낭자가 틀림없이
쓸데없는 말을 한다고 탓할 거에요

주인이 허락하실지,
안 하실지도 모르구요

 

이형. 말하게 해주세요

말하세요

 

그날 모용공자 일행이
소실산을 내려가는 걸 봤는데

서하로 가는 일을 상의하는 걸 들었어요

 

왕낭자가 그들과 같이 갔으니

지금쯤은 저 멀리까지 갔을 거에요

 

단낭자가 어떻게

어떻게 왕낭자와 만날 수 있겠어요?

죽검 누이

빌어먹을 계집. 쓸데없는 말을
한다고 탓할 걸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그래도 말을 한 단 말이야?

 

주인들이 얘길 하는데

무슨 말참견을 하고 난리야?
규칙도 모르는 것

 

주인

아자 낭자의 눈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으라고 하셨는데

그 의서를 찾을 수가 없어요

 

주인께서 절 벌 주십시오

 

착한 매검, 착한 죽검

 

죽검인지, 매검인지 구분할 수가 없어

 

두손 들었어요. 그래도 안돼요?

 

그들이 왜 서하로 갔소?

 

삼제. 이 부분은 내가 아네

 

그들은 아마 도중에서 서하에서

돌아온 중원의
개방제자를 만난 것 같아

그리고는 서하국의 방문을 한장 얻었어

 

그 나라의 공주가 혼례를
올릴 나이가 되서

팔월 중추절에 부마를 뽑는다고 하더군

 

서하국은 궁술과 마(馬)술로
나라를 세웠어

이번에 천하 영웅 호걸을 초청해서

무공을 과시하라고 할 거야

문무를 겸비한 사람을 뽑아서
부마로 삼으려 할거야

주인. 왜 가서 한 번 해보지 않으세요?

소대협과 단공자가 주인과
다투지만 않는다면

서하국의 부마 나으리가 되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 보다 쉬울 거에요

 

옷도 다 준비했어요

안되오... 난 출가인이에요

 

이제. 지금도 여전히 출가인인가?

그래요. 입어서
저와 대형에게 보여주세요

맞아.. 자... 입어봐

어차피 영취궁과
서하국은 아주 가까워요

 

이번에 가셔서 한 번 둘러보세요

 

이번에 영웅 호걸들이 모이게 될테니

틀림없이 아주 시끌벅적할 거에요

대형. 대형도 서둘러 돌아가지 마시고

저희랑 같이
서하로 가서 돌아다니면서 놀아요

그리고 나서 영취궁으로 가

천산동로의 백년된 훌륭한 술을
맛보시는 겁니다

실로 아주 즐거운 일이에요

맞습니다...

정말인가? 좋네

그날 저와 이형은 영취궁에서

고주망태가 되었는데
아주 즐거웠어요

나도 갈래요

 

형부. 우리 모두 같이 가요

 

좋아. 쓰라구. 어떤 모습인지 좀 보자

 

아주 괜찮은데

대형. 이거...

이제

이 사위는 반드시 자네것이 될걸세

 

별말씀을 다하세요. 비웃지 마세요

 

이제, 삼제. 서하국은 둘이 먼저 가게

 

난 여기서 해야할 중요한 일들이 있어

 

- 사부
- 소시주, 당신...

사부. 아버지를 뵈러 왔습니다

소시주. 저번에도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안 됩니다

 

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유일한 핏줄입니다

 

어찌되었든간에 만나야 겠습니다

 

수고스럽지만 통보 좀 해주십시오

이...

 

만약 아버지께서

불효자를 보고 싶어하지 않으신다면

 

여기서 나오실 때까지
칠일을 꿇어 앉아있겠습니다

 

만약 칠일이 됐는데도

어르신이 여전히
절 보려고 하지 않으신다면

그건 우리 부자의 인연이
이미 끝난 것입니다

 

절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소시주...

 

장공자!

 

장공자

 

공자님!

허죽 사부!

 

고맙소

 

공자님께 인사올립니다

두분, 수고하셨소

 

아버지는 편안하세요?

 

채찍을 주셔서 감사하오, 낭자

자 누이. 또 소란을 피우는구나

내가 왜 소란을 피우겠어요?
내 채찍을 원하길래

준것뿐인데도 안 돼나요?

 

우리 대리국은 남쪽 끝에
외진곳에 있어서

나라가 조그맣고 병력도 약하여
외적에 대항하기 어렵다

만약 서하와 사돈관계를 맺는다면
강한 원군을 얻는 것이니

실로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편안케 하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어

우리는 조상의 기업을 중히 여기고

사직과 백성을 중히 여기어
전력을 다해 그것을 꾀하라

 

이건 왕야께서 서하 황제께
구혼하는 친필 서신입니다

공자께서 영주에 도착한 후에

서하 황제께 드리십시오

 

공자. 성공하시기를 빕니다

꽃과 같고 옥과 같은 공주를
맞이하여 대리로 돌아오셔서

우리 나라의 강산을
반석위에 올려놓으십시오

 

맞아. 아버지는 내가 서하로
가는 걸 어떻게 아셨소?

 

왕야께서 모용복이 서하로 가서
청혼한다는 걸 아시고는

공자께서도 반드시 구경하러
가실거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왕야께서는 또

공자께서 국가 대사를 중히 하시고

남녀간의 사사로운 정은
가볍게 하시라고 분부하셨습니다

 

정말 아들은 아버지가 잘 안다더니만

 

진남왕께서 저희 두사람에게
공자님을 모시면서

공자님의 분부를 받들고

반드시 서하국의 공주를
맞아들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안 그러면 우리 둘은 돌아가서

설사 왕야께서 벌을
내리지 않으신다해도

우린 얼굴에 빛을 잃어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겁니다

 

난 무공을 모르는데다가

지금은 중상도 낫지 않아서

 

진기를 조금도 끌어올릴 수가 없어요

 

어떻게 천하 영웅들과
겨룰 수 있겠어요?

 

모두 말에 올라 길을 재촉합시다

좋아

예

 

공자님. 앞이 바로 서하관입니다

여길 지나면 영주에 도착합니다

 

대사. 소봉시주가

이미 산 문밖에서
오일을 꿇어 앉아 있었습니다

 

어찌하여 길을 막는 것이오?

토번국의 종찬 왕자의 명이오

이 관은 십일동안 봉쇄하고
팔월 십오일 후에 다시 열것이오

팔월 중추 전까지는 여자는
지나갈 수 있고 남자는 지나갈 수 없소

스님은 지나갈 수 있고,

속인은 지나갈 수 없고

노인은 지나갈 수 있지만

젊은이는 지나갈 수 없고

죽은 자는 지나갈 수 있고

살아있는 자는 지나 갈 수 없소

이걸 네 가지 지나갈 수 있는 것과

  네 가지 지나갈 수 없는 것이라 하오

 

이게 무슨 도리요?

도리? 노부의 손에 있는
도끼가 바로 도리요

 

종찬왕자의 말씀이 바로 도리요

 

당신은 남자고
스님도 아니며 늙은이도 아니니

이 관을 지나가려면
반드시 죽은 사람이어야 하오

 

누가 관으로 침입한다!

 

알고보니 어린 아이였군

꺼져라! 여기서 소동부리지 말아라!

 

목 낭자

완 누이

 

여자는 지나갈 수 있지만
냄새나는 남자는 안 된다

노부가 그 반반한
얼굴을 보니 화가 치민다

감히 다시 앞으로 한 걸음만 내 딛으면
육장을 만들어 버리겠다

언제 그런 냄새나는 규칙이
많이 생겨난 거야?

 

냄새나는 여자. 죽고 싶구나!

 

안심해요. 완 누이의 무공은
내가 가르침 받은 적이 있어요

 

완 누이!

 

삼제! 상처를 조심해

 

우리 두 쪽으로 찢어버리자

내 오라버니를 다치게 하지 마!

 

이토록 많은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진작에 이런 형벌을 받아야 마땅해!

아마 그들은 다음에

다시는 사람을 때릴 능력이 없을 거에요

 

완 누이. 괜찮소?

 

그 동안 어딜 갔던 것이오?

몹시 그리워했소

 

날 그리워해요? 왜 날 그리워해요?

 

정말 내가 그리웠나요?

목언니. 난 언니가 정말 그리웠어요

 

넌 내 친 동생이니까

언니라고 부르면 되지

어째서 '목' 자를 더 붙이는 거야?

 

내...

 

내가 왜 언니의 친 동생이에요?

 

이 사람한테 물어봐

 

이건...

 

지금 자세하게 말하긴 불편해

 

오라버니. 이 목 낭자도
오라버니의 연인이에요?

어째서 소개시켜 주시 않는 거에요?

자 누이. 헛소리 하지 마

 

그녀...

 

그녀도 역시 네 언니야

 

내게 어디 그토록 많은 복이 있어요?

 

완 누이. 기다리시오. 완 누이

 

완 누이...

  완 누이...

날 왜 붙드는 거에요?

 

완 누이...

 

그 동안 어딜 갔었소?

 

완 누이. 말랐구려

 

우리랑 같이 갑시다

 

우리강 같이 있으면 돌봐줄 수 있소

 

누가 돌봐달라고 했어요?

당신이 없어도
나 혼자서 이렇게 지내지 않았나요?

완 누이에게 할 말이 아주 많이 있소

우리랑 함께 있어요

 

내게 할 말이 뭐가 있다는 거에요?

 

말해봤자 또 무슨 소용 있어요?

 

착한 완 누이. 비록 조금 여위었지만

갈수록 아름다워지는구려

 

당신은 내 오라버니에요.
그런 말 하지 말아요

 

갈수록 아름다워진다고 말한게

뭐가 잘 못된 것은 아니오

 

어째서 남장을 하고 영주로 가는 거지?

 

부마에 참가하려구?

 

당신처럼 준수하고 훌륭한 소년 서생을

서하 공주는 보자마자

반드시 사랑하게 될 것이오

 

그럼 당신은 어째서 영주에 가는 거죠?

난... 난 구경하러 가는 것이오

 

날 속이지 말아요

 

아버지가 당신더러
서하국의 부마가 되라며

파씨하고 주씨에게 편지를 당신에게
전해달라고 명령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어떻게 다 알고 있었소?

 

어머니가 또 우리의
그 훌륭한 아버지를 만났어요

어머니랑 같이 있었으니

아버지의 일을 당연히 알고 있죠

 

알고보니 그랬구려

그래서 내가 영주로 가는 걸 알고

특별히 날 보러 온 것 아니오?

 

내가 뭣하러 당신을 보겠어요?

난 서하국이 공주가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은 거에요

 

또한 우리의 대리국 왕자께서

이 혼사를 맺을 수 있는지
보러 온거라구요

난 절대 부마 나으리가 되지 않을 것이오

 

누이. 이 일을 절대 소문내서는 안 되오

아버지가 만약 날 정말 핍박한다면

줄행랑을 놓을 것이오

 

설마 아버지의 명을
감히 어기겠다는 거에요?

이건 명을 어긴다는 게 아니라
도망간다 라고 해야지

도망가는 거하고 명을 어기는게
무슨 차이가 있어요?

 

상대는 금지옥엽의 공주인데

 

왜 싫다는 거에요?

 

누이는 내가 아버지와 같은 줄 알았소

보는 사람마다 사랑해서

마지막에는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말이오

 

내가 보기에 당신하고
아버지하고 별 차이 없어요

 

정말 그 아버지에 그 자식이에요

 

다만 당신은 아버지처럼
그렇게 복이 없을 뿐이에요

 

사람 살려요!

 

왕낭자

 

끊어진다!

이형. 왕낭자가 벼랑에 있는
큰 나무위에 걸려있어요

토번 무사가 지금 나무를 베고 있어요

 

누구도 다가 오지 마!

 

사람 살려요!

 

그만 찍어!

 

모두 움직이지 말아요

장방주. 할 말 있으면 좋게 하시오

누구하고 원한이 있는 것이오?

어째서 사람을 해치려는 것이오?

단공자. 날더러 이 뚱보를
제지하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오

 

그러나 내게 어떤 이득을 줄것이오?

이득이라니오?

무슨 이득을 원하든지 전부 다 주겠소

어서 손을 쓰시오.
손을 쓰지 않으면 늦어요

좋소. 단공자

아자 낭자를 데리고 떠나고 싶소

누구도 막아서는 안 되오

 

약속하시겠소?

 

아자? 아자는 이형에게
눈을 치료 받아야 하오

당신하고 가면 아자의 눈은
어떡하란 말이오?

허죽이 눈을 고칠 수 있다면

나도 방법을 강구하여
눈을 치료해 줄것이오

이건...

 

끝났어... 나 악노이가 여기서
죽게될 줄은 몰랐어!

 

사람 살려요!

 

좋소! 약속하겠소!

 

왕낭자...

아자

 

왕낭자

어린 스님. 자네가 좋은 스님이란 걸
진작에 알았어

자네가 나의 둘째 누님의 아들이니까

나 악노이의 조카이기도 하지

나 악노이의 조카라면

무공은 당연히 뛰어나야지

만약 오늘 자네가 우리에게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우린 여기서 삼일밤낮을
매달려 있어야 할 게 아닌가?

그때의 고통은 정말 참을수가 없을거야

노삼은 헛소리만 할 줄 알아

어떻게 삼일밤낮을
매달려 있을 수 있단 말이오?

만약 내가 견디지 못할 때

오른 손을 풀어 네 머리를
놔버리면 되잖아

할 수있는지 없는지 한 번 시험해 볼까?

 

왕낭자...

 

여기가... 저승인가요?

 

이 낭자.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를
잘도 지껄이는군

만약 여기가 저승이라면

그럼 우리들은 모두
다 죽은 귀신이란 말이야?

 

낭자. 멀쩡하게 있다가

어째서 죽느니 사는니
소란을 피우는 거야?

 

낭자가 죽는 건
스스로 원해서 죽는거지만

하마터면 내 형제 운중학이
목숨을 잃을 뻔했어

 

운중학이 죽는다면 그걸로 그만이고

우리의 단 노대가 죽는다고 해도

별로 중요하지 않아. 그러나 만일

나 악노이가 목숨을 잃게 된다면

그거야 말로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지

 

왕낭자. 괜찮소? 내가 부축해...

참견하지 말아요! 살고 싶지 않아요!

왕낭자!

- 왕낭자
- 상관하지 말아요

왕낭자

 

왕낭자. 제자야.
운중악은 성격이 간악한 자다

어서 그를 죽여버려

 

아니야... 단... 사부

오늘은 모두 운 노사 덕분에

내 사모님, 당신의
마누라를 구한 것이오

그렇지 않았다면 당신 마누라는
벌써 저 세상으로 갔을 것이오

 

악노삼. 잘 있었어요?

악노이. 어린 사모님. 잘 있었소?

난 지금은 악 노이라오

악노삼이 아니오

 

앞으로 어린 사모님이라고
안 부를 수 없어요?

너무 듣기 거슬려요. 악노이. 묻겠는데

이 왕낭자는 어째서 자살하려고 했어요?

 

이 대나무 같은 사람이
불러들인 화인가요?

 

간지럼 태울거에요

 

아니오... 하늘에 맹세코
운중학은 변했소

착한 일을 하기 시작했소

  우리 세사람은 섭이낭이란
동료를 잃고 나서

마음속은 언제나 우울했어

우린 나와서 기분전환을 하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와서

한 낭자가 벼랑에서 떨어져
자살하는 걸 막 보게 된거야

있는 힘을 다했지만 운중학이
그녀를 제때에 잡지 못했어

 

우리의 운노사는

원래 극악무도한 녀석이지만

돌연 착한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약간은 좀 익숙하지가 않아

빌어먹을. 내가 언제 자비를 베풀어서
착한 일을 했다는 거요?

운 노사는 아름다운 낭자를
가장 좋아하오

왕낭자가 자결하려는 걸 보니
당연히 아깝지

그녀를 잡아가지고

며칠동안 마누라를 삼으려고 했소

 

빌어먹을. 나 악노이가
사대악인이라는 정을 생각해서

손을 풀지 않았는데
진작에 이럴 줄 알았다면

손을 놓아 널 떨어뜨려
죽게 만드는게 좋았을 뻔 했어

 

악노이

당신은 원래 별명이 흉신악살 이고

전문적으로 나쁜 일만 하고
좋은 일은 하지 않아요

언제부터 좋은 일을 하게 된거에요?

 

사부님이 가르쳐 주신건가요?

 

그 토번 사람은 어째서
당신들을 죽이려는 거에요?

 

우리 사대악인은 서하국 일품당에서

손꼽히는 고수요

당신들은 이름을 들은지 오래됐겠지

이번에 우리 공주가 부마를 뽑는데

우리 일품당의 고수를 파견해서

사방을 순시해서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와서
소란을 피우지 못하게 했소

그러나 그 토번국의 왕자가
억지를 부리며

자기 혼자만 응시하게 하고
다른 사람은 응시하지 못하게 했소

사람을 보내 서하의 중요한 길목을 막았소

우린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지

그래서 우린 나가서
그들하고 한바탕 싸움을 벌여

열 몇명의 토번국 무사를 때려죽였소

 

왕낭자, 내 사부님이 오셨소

부부가 될 수 있소

자살할 필요 없어요

 

다시 허튼 소리로 날 모욕하면

뛰어내릴거에요

안 되요. 왕낭자. 안 되요

- 악노삼. 헛소리 하지 마시오
- 악노이!

알았소...악노이.
허튼소리는 하지 마시오

 

그러나 이번에
사람을 구하는 공을 세웠으니

감사하게 생각하오

다음번에 정말 무공을
몇 수 가르쳐 주겠소

가보시오

 

내 사모님이 되려고 하는 사람은 많아

적다고 두려워 할까봐?

보시오. 여긴 내 어린 사모님. 큰 사모님

전부 모두 내 사모님이오

미워. 헛소리 하지 말아요

 

그 못생긴 사람이
정말 아자를 데리고 갔어요

 

이미 칠일째야

 

아버지

 

우리들 부자의 정이

 

이렇게 끝나는 겁니까?

 

왕낭자. 오늘 밤은 고생을 좀 해야 겠소

단공자. 겸손하시군요

저는 모두와 똑같아요

 

들어가요. 뭘 멍하니 그러고 있어요?

 

왜 저렇게 슬퍼하는 걸까?

 

내가 소실산에서

사촌 오라버니를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줬기 때문인가?

 

아직도 내게 화가 난거야

 

왕낭자

 

왕낭자

 

모두 나 단예의 잘못이오

아무쪼록 양해해 주시구려

 

더이상 화내지 마시오

 

안 그러면, 이럽시다. 무릎을 꿇겠소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어서 일어나세요

다른 사람이 보면 무슨 꼴이 되겠어요?

 

왕낭자가 더 이상 내게 화를 내지 않고

개의치 않는다면 일어나겠소

 

제가 왜 당신한테 화를 내요?

 

왕낭자가 슬퍼하는 이유를 추측해 봤는데

틀림없이 내가 모용공자에게
죄를 지었기 때문에

왕낭자를 괴롭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소

 

다음에 그를 만나면

날 때리고 죽여도 도망만 다닐 뿐

다시는 무슨 육맥신검같을 걸
사용하지 않겠소

 

이 멍청이

 

스스로 슬퍼하는 것이지

당신하고 상관없는 일이에요

 

그럼 왕낭자는
화를 내지 않겠다는 건가요?

 

당연히 화내지 않아요

 

그럼 안심이오

 

왕낭자. 대체 무슨 일로 슬퍼하는 것이오?

말해주시오. 내가 최선을
다해서 틀림없이 처리해 주겠소

단공자. 줄곧 내게 잘 대해줬다는 걸 알아요

나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해요

 

그러나 이 일은

당신은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절 도와줄 수 없어요

 

난... 확실히 무슨 능력같은 건 없소

 

그러나 내 이형
허죽의 무공은 정말 뛰어나요

게다가 나와 그는 의형제를 맺어서

혈육처럼 친하오

무슨 일이든지 부탁만 하면

반드시 약속해 주실 거요

 

왕낭자. 말해 보시오

대체 무슨 일로 괴로워하는 것이오?

 

설사 이 일이 아주 까다롭고

만회하기 어려운 일이라도

적어도 말을 하고 나면

마음이 좀 편해질 것이오

 

서하 부마가 되겠대요

 

대 연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

남녀간의 사사로운 정은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전 당신이 좋은 사람인 줄 알았어요

 

마음속에 있는 말을 했는데

 

당신... 남의 불행을 보고 좋아하다니요

난... 난 절대 그런 뜻이 아니오

 

만약 그런 뜻이라면

맹세하겠소. 날벼락을 맞아
곱게 죽지 못할 것이오

 

절 비웃지 않으면 됐어요.
누가 맹세하라고 했어요?

 

이럽시다. 내가 모용공자를 설득하겠소

서하에 가서 부마가 되지 말고

어서 빨리 당신과 혼인하라고 하겠소

 

아니오.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사촌 오라버니는 당신을 죽도록 미워해요

당신의 설득을 듣지 않을 거에요

 

일일이 지적하여 명확히 밝히겠소

그에게 말해줄 것이오

세상을 살면서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이오

그는 서하 공주와 만나본 적도 없으니

그녀가 착한지 악한지,
아름다운지 못생겼는지 모르오

 

게다가 하루 아침에
부부가 되기로 결정하는 건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하겠소

 

또한

왕낭자는 청아한게
세속을 벗어난 듯하며

부드럽고 현숙한 사람으로

천하를 뒤져봐도 다시는
두번째를 만날 수 없으며

게다가 당신에게 정이 깊은데

어떻게 저버릴 수 있단 말이오?
라고 말해주겠소

단공자. 절 그토록 좋게
말씀해 주시는데

제 환심을 사려고
그러는 거지, 진심은 아니죠?

아니오... 내 말은 모두 진심이오

 

좋은 것은 안 배우고
온통 번지지르한 말만 배웠군요

 

반드시 모용공자가
서하 부마가 되게 하지 않겠소

어서 빨리 당신과 혼인하게 만들겠소

 

제 사촌 오라버니의 마음을 몰라요

 

그의 마음속에는

대 연나라를 세우는 것이
천하 제일의 큰 일이고

 

만약 남녀의 정으로 인해
영웅의 기개가 꺾인다면

 

그럼 영웅이라고 할 수 없어요

 

그는 또 서하공주가
어떻게 생긴 사람이든지 간에

맘에 두지 않는다고 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대 연나라를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거라고 했어요

 

그것도 그렇군요

 

당신 사촌 오라버니는
일편단심 황제가 되려고 하오

서하에게 군사를 일으켜 그가 나라를
세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오

 

이건... 이 일은 정말 너무 어렵소

 

마음 푹 놓으시오

 

내가 서하 부마가 되겠소

 

그는 서하 부마가 될 수 없으니

반드시 당신하고 혼례를 올릴 것이오

정말이요?

 

내가 가서 부마 자리를 빼앗겠소

 

단공자. 제게 정말 잘 대해 주세요

 

그러나 이렇게 한다면

 

사촌 오라버니가
당신을 죽도록 미워할 거에요

 

그게 무슨 상관이 있겠소?

어차피 그는 벌써
날 죽도록 미워하고 있잖소

 

그러나 방금 서하 공주가

못생겼는지, 아름다운지, 선량한지,
악한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절 위해서 그녀와 혼인을 한다는 건

 

너무 불공평한 일이에요

 

당신을 위해서라면
이까짓 불공평함이 뭐가 대수겠소?

 

당신을 위해서라면
난 죽는것도 기꺼이 하겠소

 

단공자

 

이 생애에서 보답하지 못하는 걸
용서해 주세요

 

내세를 기약해요

 

내세를 기약해

 

단공자! 단공자!

단공자! 자!

 

단공자!

 

단공자! 자

 

괜찮으세요?

단공자!

- 삼제!
- 공자님!

 

뭐가 볼게 있다고 그러시오?

 

왕낭자가 귀걸이를 물에 빠뜨려서

건져준 것 뿐이오.
뭐가 그리 웃기단 말이오?

 

대리 단공자가 청혼을 하러 오신 것은

서하국의 크나큰 영광입니다

공자께서 반드시 뜻을
이루실 거라 믿습니다

절 따라 성으로 가십시오

저희들이 공자를 위해서
거처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럼 수고스럽지만 길을 안내해주시오

공자님. 겸손하시군요. 가십시오

 

주형. 우린 밝은 곳에 있소

서하국에서 무슨 수작을 벌일까 두렵소

이해하오. 내가 먼저
서하 황궁으로 잠입해서

만일 상황이 급박하면

내가 손을 써서 도움을 드리고
공자를 보호하겠소

 

국사,고소 모용복도
영주성에 도착했습니다

 

그도 왔구나

 

그의 부하 두명이

손을 써서 속하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정말 쓸모없는 놈이구나. 꺼져라!!

예

 

단공자. 잠깐 이리 오시오

할 말이 있소이다

 

모용 공자인가요?

바로 그렇소

단공자와 장소를 옮겨 얘길 나누고 싶소

 

모용공자의 친절한 초대를

소제가 어찌 감히 듣지 않을 수 있겠소?

그러나 우선 손을 놔주시오

 

지금은 손을 놔줄 수 없소

 

국사

무슨 움직임이라도 있나?

 

방금 모용복이
대리의 단 가 자식을 잡아갔습니다

 

그날 밤에

사촌 누이와 무슨 말을 했소?

 

이렇게 거칠다니. 아무말도 안했소

우연히 만나서 몇 마디 나눈 것 뿐이오

당신은 사내 대장부요

말을 했으면 인정을 해야 하오

 

좋소. 속이지 않겠소

 

왕낭자에게 약속했소

서하 부마가 되지 말라고
설득하겠다구요

당신이 날 저지하겠다고?
그럴 수가 있겠소?

 

최선을 다할 것이오

왕낭자를 좋아하지 않소?

왕낭자는 당신에게 정이 깊은데

그걸 모른단 말이오?

 

사촌 누이를 속일 수는 있지만

나 모용복은 속일 수가 없소

뭐하러 당신을 속인단 말이오?

 

자기 자신이
서하 부마가 되고 싶은 거겠지

그래서 이런 거짓말을 꾸며내서

날 속이려고 하는 것이오

 

나 모용복이 세 살짜리
어린 아이인줄 알았소?

날 너무 얕보았소

난 호의로 그런 것이오

당신과 왕낭자가 혼례를 올려
백년해로 하기를 바라오

표면적인 호의는 필요 없소

줄곧 사촌 누이를 좋아하지 않았소?

우리가 혼례를 올리길 바란다니

만약 내가 사촌 누이를 맞아들인다면

당신이 서하 부마가
될 수 있을 것이오. 안 그렇소?

 

난 진심으로 그런 것이오

믿든, 안 믿든 당신 마음이오

아무튼지간에 당신이
서하 공주를 맞아들에게 할 수 없소

왕낭자가 당신으로 인해
마음 아파하는 걸 보고 있을 수 없소

 

사촌 누이

 

이 비겁한 소인!

너 같은 소인을 상대하는데

어디 군자의 수단을 사용할 수 있겠나?

 

감히 나와 경쟁해?

 

그래도 나와 싸울 수 있는지 두고 보자